
유전자는 인생을 결정하는 프로그램이다, 이게 자네의 지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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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프로그램의 근간을 이룬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고, 때로는 수정합니다.
하지만 어떤 정보를 삶에 활용하고 어떤 정보를 버릴 것인지
결국 본인에게 주어진 초기 프로그램에 달려 있습니다.-
그게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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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미등록자>_60p
DNA, 당신의 유전 정보를 등록하시겠습니까?
얽히고설킨 방대한 데이터

"털을 가지고 오라고 하셔서 가져왔습니다."
아사마는 용기를 내밀었다.
하지만 나스는 받으려고도 하지 않고 기바에게 눈짓했다.
"이건 극비 임무일세. 유감스럽게도 퀵서비스에 맡길 수는 없어,
일반 경찰도 안 돼 기바와 상의한 끝에 자네가 적임이라고 판단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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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으로는 '경찰청 도쿄 창고'라고 돼 있네." 나스가 말했다.
"창고요? 진짜 창고입니까?"
<미등록자>_9p
지도 위에 표시된 곳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창고' 하지만 표면적인 곳이었으며, 아사마 형사는 반신반의하며 찾아갑니다.
창고는 특수분석연구소를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이었으며
그곳에서는 사건 범인들의 DNA를 특정 시스템으로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소에는 소장 시가와 분석원인 가구라 둘뿐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제부터 이 체모의 DNA를 조사하고 분석할 겁니다."
"DNA? DNA 감정 말입니까?"
아사마가 피식 웃었다.
"아니, 그렇게 엄청난 절차를 밟아 도대체 무슨 일을 하나 싶었는데 결국 DNA 감정입니까?"
"아사마 형사님, 당신은 DNA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시가가 말했다.
"DNA는 정보의 보고입니다."
"이번에 일어난 사건에서 용의자 이름이 하나라도 나왔습니까? 아직 그런 인물을 찾지 못했죠?
그럼 DNA 감정을 어떻게 합니까? 누구의 DNA와 비교해 볼 겁니까?"
<미등록자>_17p
그렇습니다. 이곳 '특수분석연구소'에서 하는 일은 DNA를 단순히 감정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정 인물만 추정하는 것이 아닌 DNA에 담긴 유전 정보를 분석해
성격, 키, 얼굴, 체형 같은 모든 유전적 특징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석을 할 수 있는 것은 DNA를 등록한 일본 국민들의 국한되었고, 친인척 혹은 가족이 등록했으면,
범인이 DNA를 등록하지 않았더라고 유사한 유전 정보를 활용해
몇 초 내에 범인이 있는지 특정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이었습니다.
아사마 형사가 들고 온 체모로 특정한 범인은 DNA 분석을 통해 생성한 몽타주와 똑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DNA 분석 기술을 활용하면 범인을 못 잡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시스템이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면 'NOT FOUND'라는 글자가 화면에 보이며
원래 하던 수사 방법을 동원해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아사마 형사가 DNA 분석 기술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잇달아 살인사건이 발생하며
여성 피해자는 머리에 총상을 입고 몸 안에는 정액이 남아있었습니다.
이 정액으로 분석한 범인은 NOT FOUND였으며 NF13으로 불립니다.
가구라는 다테시나 남매를 만나기 위해 신세이키 대학 병원 VIP 룸으로 향합니다.
다테시나 남매 중 여동생인 다테시마 사키는 DNA 분석 시스템을 만들었고
중학생 때 대학교 박사가 될 정도로 수학 신동이었습니다.
병원에 있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과 세계의 관심을 피해
신세이키 대학의 비호를 받고 안정적인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슨 문제 없어?"
가구라는 아무 문제 없다고 답을 했다.
그러자 다테시나 고사쿠는 비비던 손을 멈추고 가구라를 힐끗 봤다.
"정말로 괜찮아?"
가구라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사실은 데이터가 부족해. 검색 시스템에 걸리지 않는 케이스가 있거든."
"NF13 말이지?"
"알고 있어?"
"시가 소장이 내게도 보고서를 보내.
사실은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도 NF13 때문이야."
"NF13이 왜?"
"천천히 얘기하고 싶어. 내용이 조금 복잡하거든. 당신 오늘 미나카미 교수 진찰이 있지?"
<미등록자>_56p
다테시나 고사쿠와 대화를 끝낸 가구라는 대학 병원 4층의 정신분석연구소의 미나카미 교수를 만나기 위해 향합니다.
가구라는 자신의 한 증상 때문에 뇌 과학 권위자인 미나카미 교수를 꾸준히 만나왔고 오늘도 그것 때문에 왔습니다.
가구라는 담배같이 생긴 것을 집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인 후 뇌가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며 의식이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과거 자신의 아버지가 죽기까지의 과정을 꿈을 꾼 가구라는 노크 소리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가구라, 아직 안 일어났나?"
"류, 아직 거기 있어?"
미나카미였다.
가구라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왜 그러십니까?"
미나카미가 눈을 껌뻑이더니 입을 열었다.
"큰일이 벌어졌네."
"뭔데요?"
미나카미는 마음을 다스리듯 심호흡한 뒤 가만히 가구라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그들이······· 다테시나 남매가 ······· 살해당했어."
<미등록자>_86p
다테시나 남매의 살인자를 찾기 위해, NF13를 찾기 위해
아사마 형사와 가구라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 진실을 찾기 위해 애씁니다.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알게 되는 DNA 분석 시스템의 실체와
NF13은 과연 무엇일지 책을 읽어보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책을 통한 문제 제기
사회적, 정치적인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진다.

DNA를 이용한 수사를 위해 국민의 유전 정보를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맞는 일일까.
과연 내 유전 정보가 수사 이외에 곳에서 사용되는 것을 알 수가 있을까.
실수로 인해 내 가족과 친척이 범인으로 지목 당할 수 있지 않을까
책 내에서도 분석 연구원인 가구라와 DNA 등록을 망설이는 사람의 대화가 등장합니다.
망설이던 사람은 보통의 국민으로 나의 개인정보, 유전 정보에 대한 유출과 불안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훗날 소설 속의 소재가 아닌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일 수도 있기에
어떤 입장을 고수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도 책을 읽으며 좋은 생각이 될 것 같습니다.
범인을 찾겠다는 형사의 진심, 마음 또한 DNA 즉 유전으로 결정된다는 생각을 가진 연구원 가구라.
가구라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던 아사마는 과연 살인사건에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추리 소설로 항상 먹던 맛입니다.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 지나친 한 문장이 힌트가 되기도 하고,
의심이 되는 여러 명 중에 내가 범인 같다고 생각하는 인물이 맞는지
책이 진행되며 지켜보는 것도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책이 두껍지만 내용이 어려운 편이 아니라 킬링타임용으로 읽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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