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arStar🐻‍❄️

길을 잃었을 때나, 길을 찾고 싶을 때 항상 같은 자리에서 빛나는 북극성처럼 길을 알려드릴게요.

미래보다 중요한 건 지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녹나무의 여신>

polarstarbear 2025. 9. 1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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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갑작스럽게 깨달았다.

미래 같은 건 필요 없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런 건 상관없다.

그런 건 몰라도 괜찮다.

중요한 건 지금이다.

<녹나무의 여신>_310p

10년 후, 20년 후, ····· 100년 후의 미래를 알려주세요.

현재에 불안에 미래가 궁금하십니까?

 

전작 <녹나무의 파수꾼>에서 두 달이 흘러 5월이 다가온 월향신사를 관리하고 있던

레이토 앞에 세 명의 학생이 찾아옵니다.

가장 큰 학생은 고등학생으로 흰 피부에 눈이 동그랗고 아주 예쁜 '유키나'라는 학생이고

다른 두 학생은 그녀의 동생이었습니다.

유키나가 동생들과 함께 종무소에 찾아온 것은 아버지는 어릴 때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병으로 인해 생활비가 빠듯해

녹나무를 주제로 한 시집을 월향신사에서 팔아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였습니다.

레이토는 난감했지만, 시집을 한 번 읽어보고 결국 팔기로 결정했습니다.

헤이 녹나무,

멀고 먼 곳에서 너를 보러 왔어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사막을 걸어 너를 만나러 왔어

그랬더니 뭐야, 너는 아주 거만하게 서 있구나

왜 그렇게 거만한 거야? 굵직해서? 키가 커서?

그럼 나는 훨씬 더 굵직해질 거야

몸은 작아도 꿈은 크거든

뭉게뭉게 꿈을 크게 키워 구름을 만들 거야

그 꿈의 구름으로 너를 비추는 해님을 감춰 버릴 수도 있어

그 구름으로 은혜로운 비를 내리게 할 수도 있어

그래 난 뭐든 할 수 있어

헤이, 녹나무

그런 얘기를 하고 싶어 멀고 먼 곳에서 너를 보러 왔어

헤이, 녹나무

내 얘기를 듣고 싶어?

듣고 싶다면 얘기해 줄게

<녹나무의 여신>_16p

시집을 팔기로 결정하고 며칠째 팔리지 않았지만, 레이토는 어떤 남성이 시집을 한 번 훑고는

그냥 가져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남성을 뒤쫓아 자초지종 따지며 나중에 돌아와서 값을 치르겠다는 그의 말을 믿지 못하고 민증 사진까지 찍습니다.

둘의 실랑이를 유키나가 보게 되고 독후감을 써주는 대가로 시집을 그냥 주게 됩니다.

치후네에게 사진으로 찍어둔 남성의 민증을 보여주자 그는 '구메다 고사쿠'로 그녀의 초등학교 동창 아들이었습니다.

가업이 망하자 지금은 거의 망나니가 되었다는 것이 치후네의 의견이었습니다.

시집은 한 권도 팔리지 않은 채 레이토는 파수꾼의 일을 하기 위해 기념을 하러 온 시카가미의 배웅을 마치고

종무소에 있다가 치후네에게 시카가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같다는

전화를 보고 빠르게 녹나무가 있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시카가미는 심근경색으로 쓰러졌고 레이토는 그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가

버스 첫 차를 타고 종무소로 돌아와 뒷정리를 했습니다.

시카가미가 쓰러지고 이틀 후 레이토에게 나카자토라는 경찰이 찾아왔습니다.

시카가미가 쓰러졌던 날 레이토가 병원에 따라가 월향신사가 비였을 때 강도 상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고사쿠가 날이 밝을 때까지 녹나무에 숨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조사차 온 것이었습니다.

녹나무와 주변 조사를 하니 도난당한 물품인 (전) 프로 레슬러 재규어의 복면이 발견 되게 됩니다.

하지만 고사쿠는 복면만 훔치고 피해자인 도시히코에게 물리적인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자세를 고수했습니다.

이 때문에 심증으론 고사쿠가 범인인데 물증이 없는 탓에 사건이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고사쿠 같은 사람이 무엇을 지키고자 무엇이 진실인지 알고자 하는 호기심과 억울함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초하룻날 밤 밤새 녹나무에 있어 녹나무에 그의 생각이 예념이 됐다고 생각해

그의 어머니에게 수념을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치후네는 처음에 반대했지만 결국 동의하고 고사쿠의 어머니가 돌아오는 보름날 밤 기념을 하게 됩니다.

파수꾼의 입장이 있기에 레이토는 직접 고사쿠의 어머니에게 기념에 대한 것을 듣지 못했지만,

레이토의 이모님인 치후네는 경도 인지 장애로 녹음이 되는 볼펜을 평소에 사용합니다.

그래서 레이토는 그 녹음을 듣습니다. 녹음을 듣고 레이토는 유키나에게 고사쿠가 썼다는

시집 독후감을 보여주며 월향신사에서 시집을 무료로 나눠주겠다며 시집을 몽땅 삽니다.

치후네의 경도 인지 장애가 날이 갈수록 상황이 좋지 않게 되어

도움이 되는 사회 활동을 하고자 '해피 카페의 날'을 방문합니다.

이곳은 경도 인지 장애나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는 곳으로

같은 이야기의 반복 같은 것을 아무렇지 않아 합니다.

이곳에서 레이토는 젊은 나이에 속해 뇌종양 수술을 받아 자고 나면 하루의 기억이 몽땅 사라지는 모토야와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모토야는 이곳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했고 카페를 박차고 나갑니다.

이후 치후네가 다니는 병원에 따라갔을 때 우연히 모토야를 그곳에서 만나게 되고 스케치북에 그가 그리는 그림을 보고

스타워즈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된 레이토는 모토야와 스타워즈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됩니다.

모토야는 하루의 기억이 사라져 다음 날 또 스타워즈를 시청할 만큼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레이토와의 스타워즈 이야기가 재밌었는지 모토야는 월향신사에 찾아와 시집을 읽게 되고

시집을 읽으며 느낀 심상을 스케치북에 그립니다.

모토야가 그린 그림을 유키나가 보게 되고 둘은 유키나의 스토리텔링, 모토야의 그림으로 동화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유키나와 모토야의 동화책 만들기, 고사쿠가 범인으로 지목된 강도 상해 사건, 레이토가 마주한 진실,

경도 인지 장애가 심해지는 치후네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이 책을 완성합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등장인물에 더 몰입하게 되는 진실과 아름다움에 감동하게 됩니다.

뇌종양 적출 수술로 하루의 기억을 몽땅 잃어버리는 아이와의 함께 한 모든 것이 울컥할 정도로 완벽했습니다.

이후 이야기는 책으로 직접 확인하시면 더 재밌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아는 것보다 더 소중한 건 바로 지금이니라.

너는 지금 살아 있지 않으냐. 풍족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아 있지 않느냐. 병들어 고통스러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살아 있지 않느냐.

먹을 것이 있고 잠잘 곳이 있고 꿈꿀 수 있지 않느냐.

그 모든 게 누구의 덕분이더냐.

너 혼자만의 힘으로 거둔 것인가.

그럴 리 없다.

무엇이 오늘 너의 삶을 받쳐 주었는지 생각해 보아라.

<녹나무의 여신>_354p

 

지금을 살아간다는 것, 마주할 용기가 있다는 것.

내면의 선함과 단단함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은 매년 2~3권씩 작품을 출간하면서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녹나무의 염허한 기운의 사실을 처음 듣게 된 사람처럼 반신반의하는 것과 비슷하겠지요.

작가님의 추리소설도 좋아하지만 <녹나무의 여신>처럼 일반적인 소설이 저는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면서 탄탄한 설정과 배경으로 이야기를 빈틈없이

이끌어나가며 결말에 이르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녹나무의 여신>에도 숨겨진 사실이, 트릭이 있을 것 같다는 부분이 나오지만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고

책을 좀 더 흥미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편안하게 책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모토야와 유키나가 만드는 녹나무의 여신에게 미래를 물어보기 위해 나아가는

내용의 동화책은 많은 감정을 들게 해줍니다.

저 또한 이래선 안 될 거다, 저래서 안 될 거다, 내일은 뭘 해야 할지, 잘할 수 있을지 걱정하던 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책을 읽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일단 부딪혀 보는 것이 끝없는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값지다는 것을 말입니다.

소설 속 동화책의 녹나무의 여신도 미래는 시간이 흘러 현재가 됐을 때

그때 가서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게 됩니다.

당장 중요한 것은 지금,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고 나아가고자 하면 우리가 바라는 생각해 온 미래가 펼쳐질 것입니다.

책을 읽으시는 모든 독자분들이 용기 내서 생각에 그친 것을, 마음에 뭉쳐있는 것을 꺼내기를 응원합니다.

그것이 하찮은 일일지라도 언젠가 한데 모여 큰 것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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