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도시의 숲에서 지낸 날들은 단순한 인생의 휴가가 아니라,
앞으로 멈칫거리지 않고 꾸준히 걸어가는 데 필요한 힘을 주었을지 모른다.
언제든 어떤 날에든 돌아올 수 있는 장소가 여기에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마음 든든했다.
허기를 어느 정도 채울 만큼의 음식과
슈트케이스 하나 분량의 짐.
그리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게 나에겐 최고로 사치스러운 행복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확신할 수 있었고 그걸 증명할 수 있었던 걸로 충분하다.
계속 걸어가자. 천천히, 내 발로. 대지를 힘껏 내디디면서.
소로리의 마음속에 홀연히 숲의 바람이 지나갔다.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_218p
오늘을 살아가는 각자의 고민
당신의 고민을 함께 할 오늘의 음식은 무엇일까요?

일상, 힐링 소설 혹은 가볍게 소설을 읽고 싶으신 분들은 매우 맘에 드실 책입니다.
페이지도 200초반의 쪽수로 부담스럽지 않아 처음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소로리 외에 전작에 등장한 인물이 나오기도 해서 먼저 나온 책을 읽었다면
더 재밌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긴 해도 먼저 나온 책을 읽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는 범위기에 손이 가는 대로 읽으셔도 됩니다.
오늘의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네 사람.
미도리, 미하루, 미나코, 미레이.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
'미도리'가 정직원으로 근무했던 음식점도 근근이 버티다가 폐업하고,
동갑내기 남편과 이혼한 것도 그 시기와 겹치며 정직원을 뽑는 음식점마저 별로 없었습니다.
구직활동은 미도리의 생각만큼 진행되지 않으며 몇 번이나 불합격 통보만 받다가,
드럭스토어에 일자리가 정해져 물건 정리와 계산대 업무로 두 가지 다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일이었습니다.
'미하루'가 엄마 혼자 운영하던 베이커리 르시엘의 일손을 거들게 된 것은 12년 전 마흔 살 때였습니다.
그전까지 일하던 금융회사에서 업무와 분위기는 성격과 맞지 않았고, 건강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직할 곳을 찾고 있을 때 엄마의 권유로 빵집을 같이 운영하기 이르렀습니다.
외조부모를 돌보셔야 했기에 부모님은 시골로 가고 르시엘은 미하루 혼자 운영하게 된 것입니다.
'미나코'가 근무하는 보험회사는 생명보험 쪽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 업무로도 시스템이 잘 갖춰지게 되어 한 달에 한 번 출근할까 말까이며
계약 갱신이나 가입도 이메일로 할 수 있지만 고객이 필요로 할 때 집에 직접 방문하거나 따로 만나 대화를 하며 업무를 보기도 합니다.
'미레이'가 근무하는 의류업체는 직원 8명의 소규모 회사로 창업한 지 10년밖에 안 된 젊은 회사입니다.
'생활 속 도구로서의 옷'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옷(후쿠)과 도구(도구)를 합친 조어 '후구 fugu'라는 브랜드로,
주요 품목은 세대를 타지 않는 니트 제품입니다.
카페 도도를 찾아오는 네 사람.
미도리, 미하루, 미나코, 미레이.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
'미도리'는 드럭스토어에서 익숙지 않은 계산대 업무를 하다가 아직도 줄이 생기면
긴장이 되고 그 때문에 입력을 잘못하거나 바코드를 제대로 찍지 못하곤 합니다.
그래서 손님이 다른 직원에게 윽박지르는 모습을 봤을 때 마치 자신이 욕을 먹은 것처럼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팬데믹 전 도자공방을 같이 하던 사람들이 전시회를 한다는 인스타그램을 보면서도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고,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계산대 업무를 잘 하지도 못하며 실수를 할까 봐 걱정돼 다른 사람 눈치를 보게 되고,
이런 고달픈 마음에 미도리는 카페 도도를 찾아갑니다.
'미하루'는 올해 3월 말까지인 가게 계약을 연장하지 못해 이전할 곳을 찾고 있었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습니다.
매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골과 멀리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후보가 점점 줄어들게 됐습니다.
다만, 단골 때문이라고 말은 해놓고 확고한 신념이 없어
실은 나아가지 못하고 그냥 머물러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가게 운영에 대한 생각, 단골과 새로운 손님들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안 돼 카페 도도를 찾아갑니다.
'미나코'는 불특정한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언제나 고객과의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기다립니다.
하지만 그의 후배는 알던 것과 다른 백화점 오픈 시간 때문에 약속에 늦고, 고객의 입맛에 맞춘 게 아니라 자기가 맛있게 먹은 선물을 사오며,
미나코는 전 날에 미리 찾아보면 되는 거 아닌가? 고객에게 의사를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옮고 그름을 판단합니다.
회사의 브레인스토밍 모임을 할 때도 각자의 의견을 들으며 정확히 반을 갈라 판단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모든 상황과 경우에 있어 반을 갈라 옮고 그름을 판단하는 자신을 보며 답답해 카페 도도를 찾아갑니다.
'미레이'는 주기적으로 온라인 판매뿐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나 이벤트를 할 때 담당자로 자주 업무를 합니다.
그렇기에 판매 기간 동안 판매원들을 면접 보고 고용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그중 프리랜서 판매원인 사키에는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예쁘며 붙임성도 좋아 직원과 손님들에게 모두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런 사키에를 보며 질투심과 비교를 하며 스스로 볼품없고 들러리라고 생각해 우울감과 패배감에 카페 도도를 찾아갑니다.
카페 도도에서 얻게 되는 답의 실마리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
다양성을 받아들인다는 것,
다양한 입장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물론 모두 머리로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입에서 나오는 말과 행동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있음을 기억하지 않으면,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는 딜레마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진다.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_91p
저는 매번 정답부터 찾아요. 이게 옳은가, 그른가.
그렇게 따지는 사이 본연의 목적을 잊어버리는 거죠.
·
이기고 지는 것 혹은 정답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즐길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
흰색도 검은색도 아닌, 회색의 애매함 속에서 정답을 찾는다.
그것은 한없이 어려운 일이다.
다만 조금 옆길로 샜다고 해서 틀렸다고
단정 짓는 것은 안타까운 일일지 모른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_131-132p
가진 걸 잃게 될까 봐 걱정하지 말고
자신의 원하는 걸 머릿속에 그려보기.
인생의 앞일 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좀 더 자유롭게 한 걸음 내디디고 싶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물어보는 것.'
하지만 지금까지 성실히 일해온 자기 자신도 칭찬하고 싶고
한숨 돌리고 나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다.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_208p
행복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정답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찾아 나서는 것일 테고,
어쩌면 찾는 과정 자체가 행복이 아닐까.
요즘 소로리는 그런 생각을 한다.
이 도시의 숲에서 지낸 날들을 단순한 인생의 휴가가 아니라,
앞으로 멈칫거리지 않고 꾸준히 걸어가는 데 필요한 힘을 주었을지 모른다.
언제든 어떤 날에든 돌아올 수 있는 장소가 여기에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마음 든든했다.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_218p
여러분의 카페 도도는 어디인가요?
생각을 정리하며 한숨 돌릴 수 있는 나만의 장소

지금은 멸종된 '도도'새 이름의 유래는 '바보'입니다.
천적들을 피하지 못하고 평화로운 세상의 피해자였던
도도새는 울창한 나무와 마당이 있는 한적한 카페 기둥에 액자로 걸려있습니다.
이 특이한 1인 카페를 운영하는 주인장 소로리는 도시의 바쁜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도도처럼 평온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며 이곳을 운영합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각자의 무수한 고민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은 고민의 씨앗은 여러 환경에 의해 싹을 틔우고 불안과 긴장으로 둘러 싸인 울창한 숲으로 변하게 됩니다.
빼곡히 들어찬 나무 사이 덩그러니 놓아진 나의 마음은 빛을 보지 못해 그늘에 가려 계속 검게 변합니다.
어두운 이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사람들은 각자 고민을 하며 그럼에도 나아가려고 노력합니다.
발을 딛고 나아가고 있음에도 콱 막혀 답답한 때에 소설 속 인물들은 '카페 도도'를 만나게 됩니다.
고민이라는 이름의 숲속 미로에서 조그마한 안식처는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려는 햇빛과도 같습니다.
누구는 길을 찾는 답을 얻게 되고, 누구는 실마리를 얻으며 각자의 고민에 맞는 답을 찾아 다시 발을 내딛습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민들을 각자의 인물이 처한 환경을 통해 보여주며
소설에 더 몰입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힘을 길러주는 것 같았습니다.
시메노 나기 작가님의 카페 도도 시리즈 세 번째,
첫 편과 두 편에 나온 텍스타일 디자이너 무쓰코는 네 사람처럼 나이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으며,
카페 주인장 소로리 또한 점점 바빠지며 카페 도도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카페 도도에 고민을 안고 온 손님들은 오늘도 소로리에게 물어봅니다.
오늘의 추천 메뉴 이름은 무슨 뜻인가요?
<시간이 멈춘 카페 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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